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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바이마마 11회 리뷰 이을 계, 어미 모. 계모에 대한 새로운 시선카테고리 없음 2020. 3. 30. 15:46
하이바이마마 11회 리뷰 이을 계, 어미 모. 계모에 대한 새로운 시선
죽었던 사람이 살아돌아왔다. 그것도, 만삭인 채로 사고를 당해 자신은 목숨을 잃고 아이만 남긴 채 떠나갔던 아내가..! 홀로 아이를 키우던 남편은, 새로운 사랑에서 상처를 회복해갔다. 응, 아내가 살아돌아오기 전 이미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전래동화 속 나쁜 계모와 달리 재혼한 아내는 언뜻 아이에게 차가운 듯 하나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매진한다.
살아돌아온 아내는 사실, 쭉 귀신으로 남편과 아이 곁에 머물렀다. 남편이 어둠에 갇혀 사람 노릇을 못하는 모습도 새로운 사랑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도, 고백을 위해 꽃다발을 들고 가는 것도 심지어 성대하게 결혼을 하는 것도 지켜보았다.
아이곁을 떠나지 못해 귀신으로 머물던 아내 응, 김태희는 사실 한시적으로 사람이 될 기회를 얻었다. 죽기 전 자신의 자리를 찾으면 다시 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내 남편이 또 내 아이가 새로 맞은 아내를 또 쭉 엄마라 믿고 자랐을 그 여자, 고보결과 마음으로 이어져있다. 마음이 약하고 착한 김태희는 나 살자고 그 자리를 뺏을 수 없다.
여기서 시청자와 제작진들 사이의 틈이 생긴다. 혹자는 이미 제모가 스포라고, 하이'바이'마마기 때문에 다시 김태희가 승천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고. 김태희가 맡은 역, 극중 차유리가 매회 얘기하듯 자신의 딸, 서우가 귀신을 보지 않게 해주고 미련없이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그 자리, 꼭 엄마로 아내로 돌아오는 것만이 내 자리인 것일까.
누군가의 딸로 30년을 또 누군가의 언니로 이십여년을 살아온 나는, 그 가정에 속한 나는 없는 것일까. 이미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어 남편의 옆에 설 순 없다하더라도, 엄마아빠의 딸로, 또 동생의 언니로 그렇게 자기 자리를 찾아 돌아오면 안 되는 것일까.
엄마의 자리를 찾아야만 한다면, 작가는 계모의 서사를 써서는 안 됐다. 진부하디 진부한 픽션에서 그려내듯 보통의 계모의 모습으로 그려내야했었다. 응, 이것마저 진부한 생각일 지 모른다. 모든 드라마는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그런데, 현실도 팍팍하고 재미없는데 픽션은 좀 행복하면 안 될까. 만들어진 이야기 속에서는 좀 내 마음대로 내가 바라는대로 풀리면 안 되는 걸까.
계모의 서사를 풀어 시청자가 그들의 사랑을 납득하게 만드는 것 까진 좋다손 치더라도, 살아돌아온 여주가 훼방꾼처럼 보여지게는 그리지 말았어야지. 타이틀롤을 죽어서도 가족 걱정에 떠나지 못하는 김태희로 잡았어는 안 되는 것은 아닐까. 하 이깟 드라마가 뭐라고 보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시작한 드라마 중간에 놓기 뭐해 욕하면서도 보고 있는 나는 마음이 몹시 매우 안 좋다.
11회를 볼까말까 고민하다, 챙겨보고 아직 12회는 보지 않은 상태인데 기사에 달린 댓글보니 보나마나 속 터지는 내용이 이어지는 것 같다. 하, 조연들의 연기도 좋고 내용과 별개로 등장만 해도 브라운관이 밝아지는 김태희가 좋은데, 어떻게 해야할지..엉엉
여튼 이 드라마가 남긴 건 계모에 대한 새로운 시선. 그리고 드라마 챙겨보면서 처음으로 차라리 서브가 주인공인게 나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했다는 것. 하..그냥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 말고 누군가의 자식, 또 누군가의 언니, 누군가의 친구로 유리가 승천하지 않고 다시 사람의 삶을 예쁘게 살아갈 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